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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EDGE] 올버즈의 흥망성쇠

$4B 상장사가 $39M에 팔리기까지, 10년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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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EDGE
Apr 0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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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유니폼’을 처음 신어본 날

2017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올버즈(Allbirds)는 힙함의 상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각진 캔버스 스타일의 신발을 ‘스니커즈’라고 불러왔는데, 올버즈 시그니처인 울 러너(Wool Runner)는 운동화라기보다 고무신에 가까운 생김새였으니까요. 그런데도 스탠포드 캠퍼스에는 올버즈가 넘쳐났습니다. 파타고니아 플리스에 올버즈 울 러너, 그리고 친환경 물병. 이른바 ‘실리콘밸리 유니폼’의 3종 세트였죠.

Allbirds sale: Save up to 60% on shoes | CNN Underscored
올버즈의 시그니처 모델 울 러너(Wool Runner)

올버즈를 직접 경험한 건 팬데믹 당시 호기심에 한 켤레 사보면서부터였습니다. 특히 통풍이 잘 되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난 메리노 울 소재는 생각보다 쌀쌀한 날이 많은 캘리포니아 겨울에 제격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올버즈의 팬이 됐죠. 올버즈를 신다가 다른 신발로 갈아타면 발이 불편하다는 것, 이게 올버즈가 재구매를 이끌어내는 핵심 제품력이었습니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이라고 부른 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올버즈 시그니처 울 스니커즈의 제조사가 부산에 소재한 국내 기업이란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에서 Made in Korea 신발을 사는 셈이죠. DTC 유통 혁명이 만들어낸 새로운 시장이란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제품 만족도와는 별개로 올버즈라는 회사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오히려 팬데믹 시기에 약 5조 원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상장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로, 회사는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상장 이후 올버즈 주가

그리고 2026년 3월 31일, 올버즈가 브랜드와 IP를 $39M, 약 500억 원에 매각한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의 1%도 안 되는 금액입니다. 상장 때 조달한 수천억 원의 자금이 있어 충분히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던 2년 전 창업자의 인터뷰가 무색하게, 결국 반전은 오지 않았습니다.

과연 올버즈 10년의 흥망성쇠,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는지. 오늘 뉴스레터에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목차

  • 올버즈의 시대: 킥스타터에서 나스닥까지 단 5년

  • 상장 성공과 내리막의 시작

  • 재무 해부: DTC의 저주, 마진과 마케팅의 이중압박

  • 턴어라운드에 실패한 상장사에게 남은 선택지

  • 올버즈의 추락은 곧 부산 신발산업의 추락

  • 올버즈의 이름은 남을 것인가


올버즈의 시대: 킥스타터에서 나스닥까지 단 5년

올버즈의 이야기는 뉴질랜드에서 시작됩니다. 공동창업자 팀 브라운(Tim Brown)은 뉴질랜드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이었습니다. 2007년부터 메리노 울 소재 신발이라는 아이디어를 품고 있던 그는, 뉴질랜드에서 양모 산업이 쇠퇴하던 시기에 오히려 기회를 봤습니다. 2014년 킥스타터 캠페인에서 목표금액 $30,000을 5일 만에 넘기며 $119,000를 모았고, 970명에게 첫 울 러너를 팔았습니다.

여기서 바이오테크 엔지니어 조이 즈윌링어(Joey Zwillinger)를 만나면서 회사가 본격적으로 움직입니다. 즈윌링어는 킥스타터 고객 중 한 명이었는데, 제품 자체의 가능성을 본 즈윌링어는 브라운과 합류해 2016년 3월 울 러너를 정식 출시합니다. 회사명 ‘올버즈’는 뉴질랜드에 육지 포유류가 없어 “모든 것이 새(birds)”였다는 데서 따온 이름입니다.

Why a Former Pro Soccer Player and His Co-Founder Decided to Make Allbirds  All About 'Simplicity'
올버즈 공동창업자 팀 브라운 (왼쪽) 그리고 조이 즈윌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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