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의 딜레마
딥테크 붐입니다.
광범위한 개념이긴 하지만, “어려워 보인다”는 가족 유사성 하나로 묶이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죠. 올해 상장 일정이 가시화된 IPO 3대장, 즉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오픈AI를 한국적 기준에 대입해 보면 셋 다 영락없는 딥테크 스타트업입니다. 후기 단계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시드와 시리즈 A 단계에서도 딥테크로 분류되는 회사가 부쩍 늘었고, “심사역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면 일단 딥테크라고 부르라”는 우스개까지 돌 정도입니다.
문제는 모두가 관심은 많은데 누구도 명확한 관점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레퍼런스 체크는 어느 때보다 활발하지만, 정작 그 체크가 같은 결론에 수렴하는 일이 드뭅니다. 학계 전문가들에게 질문하면 대부분은 부정적인 피드백이 돌아옵니다. 연구라는 것 자체가 99%는 사장되는 현실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반면 투자자는 그 1%의 가능성을 찾아내야 살아남는 직업입니다. 양극단 사이에서 표준화된 평가 잣대가 더욱 모호해집니다.
이 간극이 딥테크의 딜레마를 만들어냅니다. 창업자는 자기 기술의 실체를 굳게 믿고 있지만 그것을 투자자의 언어로 번역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투자자는 평가하고 싶지만 평가의 잣대 자체가 없습니다. 양쪽 다 답답한 채로 미팅이 끝나는 일이 반복됩니다.
오늘 DealEDGE는 조금 다른 접근을 시도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딥테크 피치의 프레임워크를 살펴보고, 마침 최근 시리즈 C 단계에서 유니콘 기업가치에 근접한 스페이스테크 기업의 시리즈 A 피치덱을 해당 렌즈를 통해 다시 펼쳐볼 예정입니다. 2년 전 한국까지 와서 펀딩을 하던 작은 회사가 어떻게 투자자들이 줄을 서는 위치까지 올라왔는지, 그 시작점의 덱에서 어떤 원칙이 작동하고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딥테크 피치의 프레임워크
이 딜레마를 풀어낸 창업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결과를 보여주기 전에 평가 기준 자체를 먼저 정의한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