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슈퍼소닉: 초음속 여행의 귀환을 위한 도전
데이터센터와 초음속 여객기,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얼핏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두 분야를 엮은 파격적인 행보가 이번주 공개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객기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 붐슈퍼소닉(Boom Supersonic)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42메가와트(MW) 급 천연가스 터빈 ‘슈퍼파워(Superpower)’에 대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문 기업 크루소(Crusoe)로부터 1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다르사나캐피탈(Darsana Capital)이 리드한 3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도 발표했죠. 이로써 붐슈퍼소닉의 누적 투자액은 약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슈퍼파워는 붐슈퍼소닉이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에 투입할 ‘심포니(Symphony)’ 엔진 기술을 활용한 발전용 터빈입니다. 극한의 고온에서도 출력을 유지하고 냉각수 없이 동작해 물 부족 지역의 데이터센터에 안성맞춤인 제품이죠. 초음속 여객기를 만들겠다던 회사가 갑자기 발전용 터빈을 판다? 놀라운 전략적 피벗일까요 아니면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위한 일보 후퇴일까요?
창업자 블레이크 숄(Blake Scholl)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현재 스타링크(Starlink)라는 수익 사업이 스페이스X의 로켓 개발을 지원하는 것처럼, 발전용 터빈 사업의 수익을 본업인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것입니다. 실리콘밸리 자본과 항공 기술을 접목한 붐슈퍼소닉은 정말 콩코드 이후 멈춰버린 민간 초음속 비행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요? 오늘 DealEDGE는 이 야심찬 도전의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이커머스 출신 창업자가 던진 초음속 도전장
블레이크 숄 CEO의 이력은 전형적인 항공업계 인물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는 아마존과 그루폰에서 커리어를 쌓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었죠. 2010년 모바일 결제 스타트업 키마 랩스(Kima Labs)를 공동창업해 그루폰에 매각하면서 상당한 자산을 손에 쥔 그는, 2014년 자신의 자금 절반을 투자해 붐슈퍼소닉을 설립했습니다.
블레이크 숄이 포착한 기회는 명확했습니다. 콩코드 은퇴 이후 완전히 사장된 초음속 상업항공 시장, 그리고 이 시장에 대한 거대 기업들의 무관심. 그는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속도와 혁신 문화를 접목하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거대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민간 스타트업 주도형 개발을 시도함으로써, 과거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조용한 초음속 비행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항공업계 비주류 출신인 그의 도전에 대한 회의론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대형 항공사나 제조사를 등진 채 스타트업 혼자의 힘으로 수조 원이 드는 여객기를 개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지적이었죠. 실제로 붐슈퍼소닉 설립 초기 주요 엔진 제조사들은 “시장성이 없다”며 협력을 고사했고, 업계 전문가 상당수는 “붐슈퍼소닉의 비행기는 영영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피력해왔습니다.
콩코드 역시 범정부 지원과 막대한 예산에도 상업적 실패로 막을 내린 터라, “작은 스타트업이 어떻게 그 장벽을 넘겠는가”라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블레이크 숄은 연쇄창업자 특유의 실험정신과 민첩성을 무기로, 단계적 시제기 개발과 신규 수익원 확보 등 전략적 우회로를 통해 이 난제를 풀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