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alEDGE Acquired — 기업을 인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서치펀드, 인수창업, 마이크로PE, 많이 들어는 봤는데 한국에서도 과연 가능할까요? CapitalEDGE Acquired와 함께 그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CapitalEDGE 입니다.
마크 안데르센과 벤 호로위츠. 실리콘밸리에서 이 두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넷스케이프를 만든 인터넷의 전설과, “하드씽 (Hard Things About Hard Things)”의 저자, 그리고 운용 자산이 100조 원에 육박하는 벤처캐피탈 안데르센호로위츠(a16z)의 공동 창업자들.
두 사람의 의기투합 역사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설립된 스타트업 라우드클라우드(Loudcloud)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후에 옵스웨어(Opsware)로 피벗한 이 회사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두 사람은 회사 매각후 2008년 함께 벤처캐피탈 설립에 나선 것입니다. 라우드클라우드의 생존기는 벤 호로위츠의 저서 “하드씽”에 생생히 묘사되어 있죠.
그런데 라우드클라우드 시절, 벤 호로위츠가 직접 뽑은 직원이 한 명 있었습니다. 모건스탠리 투자은행 출신의 마이크 스메클로(Mike Smerklo). 사번이 한 자리 숫자였고 벤 호로위츠 직속의 사업 개발 담당 디렉터.
그런데 마이크는 실리콘밸리 최고의 창업자들 바로 옆에서 2년간 일하고서는 의외의 결론을 내립니다.
“2002년의 마크 안데르센과 벤 호로위츠, 제 눈에는 기업 경영도 잘 모르고 늘 허둥대며 환상만 쫓는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전 닷컴 버블을 떠나 제게 맞는 길을 찾았고, 결과적으로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마이크가 찾은 ‘자기에게 맞는 길’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인수창업을 통해 직원 30명짜리 작은 기술 서비스 회사를 사서 직접 CEO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2002년 라우드클라우드를 박차고 나온 마이크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을 인수하는 서치펀드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12년 후, 그 회사는 직원 3,000명, 매출 4,500억 원을 기록하며 나스닥 상장 기업이 되어 있었습니다. 투자자 수익률만 100배. 서치펀드 역사상 가장 수익률이 높은 ‘명예의 전당’에까지 이름을 올린 성공 사례입니다.
오하이오 블루칼라 출신에서 월스트리트, 그리고 실리콘밸리로
마이크의 출발점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오하이오 주 톨레도 외곽의 블루칼라 가정.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회계학 학사로 시카고에서 CPA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이후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주니어 애널리스트로 들어가죠.
본인 표현에 따르면, “완전히 싫어했던(thoroughly hated)” 일이었습니다. 주 100시간 근무, 끝없는 스프레드시트. 하지만 2년간의 투자은행 경험이 재무와 기업 분석의 기초 체력을 만들어줍니다. 이후 노스웨스턴 켈로그 MBA를 졸업하고 실리콘밸리로 옮겨 모건스탠리 테크 IB팀에서 뱅커의 커리어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1999년 마크 안데르센과 벤 호로위츠가 마이크를 직접 리크루팅합니다. 1999년, 라우드클라우드의 초기 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이죠.
“천재들과 일하는 것도 나와 안 맞으면 그만이다”
라우드클라우드 시절은 마이크에게 강렬한 학습의 시간이었습니다. 닷컴 버블 붕괴, 최대 고객의 파산, 사업 모델 피벗, 벤 호로위츠가 “하드씽”에서 생생하게 묘사한 그 격동의 시기를 최전선에서 경험합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꿈같은 자리였습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길 실리콘밸리 레전드들 바로 옆에서 스타트업의 모든 단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고생을 함께 했다면 안데르센호로위츠의 파트너로 다음 커리어를 이어갈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이크는 솔직했습니다. 자기한테 맞지 않는다는 걸 인정한 거죠.
벤처 스타트업의 롤러코스터, 즉 끊임없는 자금 조달 압박, 피벗의 불확실성, “되거나 망하거나”의 세계가 자신의 기질과 맞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의 라우드클라우드는 늘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모습이었습니다. 450명 직원 중 440명이 클라우드 사업부에 속해 있었는데 그 사업을 통째로 매각하고 옵스웨어라는 작은 소프트웨어 유닛으로 피벗해야 하는 상황. 최대 고객 파산으로 $25M 매출이 증발하고, 예정된 $50M 자금 조달이 무산되는 상황.
이런 환경에서 누군가는 전율하고 누군가는 소진됩니다. 마이크는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판단을 내립니다.
스타트업이 안 맞는 게 나의 부족함이 아니라, 단지 나에게 맞는 경로가 다를 뿐이라는 것
스타트업 커리어가 맞는 사람이 있고, 대기업 조직 안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고, 작은 조직을 직접 인수해서 일구는 것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습니다. 마크 안데르센과 벤 호로위츠에게는 기술 혁신과 벤처의 카오스가 최적의 환경이었겠지만, 마이크에게는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마이크가 내린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여 직접 경영하자.
서비스소스 인수, 30명 규모 회사의 CEO가 되다
2003년, 마이크는 서비스소스(ServiceSource)라는 샌프란시스코의 디지털 서비스 스타트업을 인수합니다. 직원 30명의 작은 회사. 서치펀드 모델을 통해 투자자를 모으고, 기업을 찾고, CEO로 취임하는 전형적인 경로였습니다.
서비스소스는 B2B 반복매출 관리(Recurring Revenue Management)에 특화된 기업이었습니다. 대기업 고객의 계약 갱신, 업셀링, 매출 유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 화려하지 않지만 한 번 계약하면 해지하기가 어려운, 바로 인수창업에서 강조하는 점착력(stickiness) 높은 B2B 서비스 모델이었죠.
마이크는 CEO로서 서비스소스를 연매출 $300M, 직원 3,000명, 45개 언어·175개국에서 서비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킵니다. 2011년 나스닥에 상장(NASDAQ: SREV). 주가는 상장 직후 $22까지 올라갔고, 기업 가치는 한때 약 2.5조 원까지 치솟습니다. 서치펀드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수익은 투자원금의 100배.
직원 30명 규모의 회사를 인수하여 8년만에 상장까지 완수한 마이크는 2014년 CEO에서 은퇴하고, 2015년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나며 인수창업으로 시작한 기업가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서처에서 투자자로, 플라이휠의 다음 바퀴
서비스소스를 졸업한 마이크는 이후 오스틴 텍사스로 이주하여 넥스트 코스트 벤처스(Next Coast Ventures)를 공동 설립하고, 자매 조직인 넥스트 코스트 레거시(Next Coast Legacy, 현재 NCL Partners)를 통해 서치펀드 생태계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넥스트 코스트 레거시의 미션은 “미래의 최고의 CEO들에게 투자하여, 기업을 발굴, 인수, 성장시키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 공동 파트너인 더스틴 셀러스(Dustin Sellers) 역시 서치펀드 출신으로, CEO 재임 중 매출을 15배 성장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크의 커리어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서처 → CEO → 엑시트 → 투자자/멘토 → 다음 세대 서처 지원.
미국 서치펀드 생태계가 40년간 작동해온 핵심 동력인 선순환의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1편의 쿠날 파스리자를 떠올려 보세요. 쿠날의 투자자 중 케빈 타윌(Asurion 창업자)이 바로 이 선순환의 한 바퀴 앞 세대에 해당하는 인물이죠.
한국에서는 이 플라이휠이 아직 첫 바퀴도 돌지 않은 상태입니다. AI 매칭 플랫폼이나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고 생태계가 생기는게 아닙니다. 첫 세대 서처를 발굴하고, 투자자와 연결하고, 실제 딜을 만들어내는 정교한 큐레이션이 먼저입니다. CapitalEDGE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마치며: 직접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지난주 1편에 보내주신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인수창업과 서치펀드에 대한 숨은 관심이 이 정도일 줄은 솔직히 몰랐습니다.
5월 밋업의 첫 주제는 "기업을 인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인수창업에서 가장 많이 혼동되는 부분이, '기업을 인수하는 것'과 '제품·서비스·고객·채널·재고를 사는 것'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 세션에서는 기업을 인수한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다년간 PEF 및 기업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인수합병을 진행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가져와 보고자 합니다.
👉 인수창업-서치펀드 밋업, 이벤트 등 행사 알림 메일링리스트 등록
다음 주 정식 행사 안내가 나갈 예정이며, 선착순으로 30분을 모실 계획입니다. 위 알림 신청을 하신 분들에게는 전체 공개 하루 전 사전 인바이트를 보내드릴 예정이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미리 알림 등록을 해주세요!
📢 CapitalEDGE의 새로운 섹션을 소개합니다: Acquired
CapitalEDGE 뉴스레터에 Acquired 섹션이 새롭게 추가됩니다. Acquired는 ‘기업을 인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란 주제를 바탕으로 전 세계 서치펀드와 인수창업과 관련한 가장 최근의 사례들을 다루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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