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네 개 펀드 모두에서 5배 수익을 냈습니다.”
알파인 인베스터 창업자이자 CEO인 그레이엄 위버(Graham Weaver)가 최근 My First Million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사모펀드 산업에서 원금 대비 3배를 넘기는 것도 홈런으로 고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5배를 네 개 펀드 연속으로 달성했다는 주장은 평범한 트랙 레코드는 아닙니다. 위버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는 펀드마다 적어도 하나의 진짜 아웃라이어 딜을 탄생시켜왔고, 시간이 갈수록 이러한 아웃라이어를 만들어내는 재료를 더 잘 식별하게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편에서 다룬 에이펙스 서비스 파트너스 (Apex Service Partners)는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입니다. 2019년 $100Mn 자기자본 출자로 시작해 7년 만에 $10Bn 기업가치 평가를 받은 자산. 알파인 시스템 안에서 보면 이런 자산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물입니다. 그렇다면 그 설계는 정확히 무엇인가. 그리고 알파인은 왜 100배 수익을 낸 자산을 매각하지 않았는가. 이번 편의 두 가지 질문입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 플레이북인 알파인의 롤업 전략은 총 11단계로 정리됩니다. 위버 본인과 알파인 파트너 헤일리 밴 데일(Haley Van Dale)이 공개적으로 설명해온 내용이죠. 그리고 해당 11단계는 크게 4개의 단위로 묶입니다. 1단계는 인수 이전의 파운데이션 구축, 2단계는 첫 플랫폼 인수, 3단계는 지속 확장, 4단계는 장기 복리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이 11단계를 차례로 해체한 뒤, 알파인이 정의하는 ‘내구성 (Durability)’를 가진 자산과 그 자산의 복리 성과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1단계: 인수 이전의 기반 구축
Step 1. 팀을 먼저 짠다
이것이 알파인 플레이북에서 가장 직관에 반하는 부분입니다. 알파인은 시장이나 인수 대상을 정하기 전에 팀부터 만듭니다.
구체적으로 세 명을 먼저 채용합니다.
CEO
인수합병 책임자 (Chief of Acquisition)
통합 책임자 (Chief of Integration).
회사를 EBITDA $100Mn까지 끌고 갈 수 있는 팀을 미리 구성하는 것이죠. 이 세 명이 함께 시장을 분석하고, 매수 대상을 식별하고, 통합 방식을 설계합니다. 시장의 다이내믹스를 이해할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 세 명이 함께 들어가는 셈입니다.
이 모델의 기회비용은 분명합니다. 첫 인수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1Mn 이상의 인건비가 발생합니다. 상당한 선행 비용이죠. 그러나 알파인의 입장에서 이것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EBITDA $100Mn 이상의 회사를 만들기 위한 자본 지출의 일부라는 것이죠.
에이펙스에 Step 1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보면 이 모델이 무엇인지 분명해집니다.
알파인이 에이펙스의 CEO로 영입한 인물은 AJ 브라운(AJ Brown)입니다. 브라운은 HVAC 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D1 축구 선수 출신으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와 딜로이트 컨설턴트를 거쳐 켈로그(Kellogg)에서 MBA를 받았죠.
가장 최근 커리어는 알파인 포트폴리오사 중 하나인 건설 소프트웨어 회사 아비트루(Avitru)의 CFO. 해당 기업이 2018년 12월에 매각된 뒤, 알파인은 브라운을 다음 플랫폼의 CEO로 낙점하였습니다. 에이펙스라는 회사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CEO가 먼저 정해진 셈입니다.
이것이 알파인 CIR 프로그램의 전형적인 작동 방식입니다. 산업 경험은 후순위 기준입니다. 알파인이 보는 것은 캐릭터, 리더십 역량, 그리고 이전 알파인 포트폴리오사에서 검증된 트랙 레코드죠. 브라운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했고, 산업 지식의 공백은 시간이 충분히 메워줄 수 있다는 판단이 전제되었습니다.
이 모델이 비전형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직관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인수합병 사고방식에서 산업 경험은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 중 하나죠. 그러나 알파인의 가설은 다릅니다. 분산된 창업자 소유 서비스 비즈니스를 통합할 때, 깊이 있는 산업 지식보다는 폭넓은 운영 역량과 인적 자원 관리 능력이 훨씬 더 큰 복리 효과를 낸다는 것입니다.
CFO 자리에는 윌 맷슨(Will Matson)이 합류했습니다. 맷슨 또한 와튼에서 MBA와 JD 학위를 동시에 취득한 후 알파인에 합류, CIT 프로그램을 거쳐 경영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아가던 인물입니다. 즉 알파인의 인재 프로그램 출신의 30대 초반 인물들이 에이펙스 성장의 핵심 듀오를 구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후 7년간 함께 회사를 운영하며 현재에는 공동 CEO 체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브라운과 맷슨의 인선이 알파인 역사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결과론적으로만 평가할 수 있습니다. HVAC 경험이 전혀 없던 켈로그와 와튼 MBA 졸업생 2명이 7년 만에 미국 최대의 주거용 HVAC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의 출발점은 알파인의 Step 1, “팀을 먼저 짠다”는 원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