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의 서막을 알렸던 재스퍼, 미드저니, 스태빌리티AI
2022년 11월 30일 챗GPT가 공개되던 시점, 생성형 AI라는 단어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낯선 표현이 아니었습니다. 불과 한 달 반 전 마케팅 카피 생성 스타트업이 $1.5B 기업가치로 유니콘에 등극했고, 오픈소스 이미지 모델을 앞세운 런던의 스타트업은 시드 라운드에서 $1B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보다 두 달 앞서서는 AI로 생성한 그림이 미국의 한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저작권과 창작의 정의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 세 장면의 주인공이 재스퍼(Jasper AI), 미드저니(Midjourney), 스태빌리티AI(Stability AI)입니다. 챗GPT라는 본 무대가 열리기 전, 생성형 AI의 전주곡을 연주한 기업들이죠. 셋 모두 시대의 변곡점을 가장 먼저 포착했고, 둘은 대규모 자금까지 선점했으며, 하나는 외부 자본 없이 유료 매출을 만들어내는 AI 조직의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런데 4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세 기업의 위치는 당시의 기대와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재스퍼는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엔터프라이즈 버티컬 SaaS로 사업 범위를 좁혔고, 미드저니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저작권 소송에 직면한 가운데 하드웨어라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스태빌리티AI는 창업자 퇴진과 구제성 자금 조달을 거쳐 출발점과는 전혀 다른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 WeeklyEDGE는 AI 역사 시리즈의 첫 편으로 이 세 기업의 2022년 4분기와 그 이후 4년을 짚어봅니다. 시그널을 포착하는 능력과 사업을 지속시키는 능력이 왜 별개의 문제인지, 비즈니스의 기본기가 무엇인지를 다시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2022년 4분기, 무슨 일이 있었나
챗GPT 등장 직전의 몇 달을 복기해 보면, 생성형 AI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다양한 시그널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시작은 미드저니였습니다. 2022년 9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미드저니로 생성한 작품 ‘Théâtre D’Opéra Spatial’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수상자가 AI로 제작한 작품임을 밝히면서 예술계와 언론의 논쟁이 이어졌고, 생성형 AI라는 키워드가 테크 커뮤니티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 전달된 첫 사건이 되었습니다. 당시 미드저니는 창업자 데이비드 홀츠(David Holz)가 이끄는 10여 명 규모의 소규모 조직이었지만, 디스코드 기반의 독특한 배포 방식과 유료 구독만으로 이미 흑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